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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등록일2017.03.17 13:53| 연재시작일2017.02.07

    조회154,120|추천3,192|선작3,445|평점비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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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바다. 그리고 들쥐. - 평범하게 버티며 사랑하는 방법, 다락방마녀
    홍채영 추천 12/2017.03.17
    <그녀에게 접근하는 이유>를 통해 작가님의 기호를 알고는 있었지만,
    <책, 바다. 그리고 들쥐.>는 그녀에게 접근하는 이유의 프롤로그를 따다가
    더욱 유려하게 그려낸 듯 하다.

    단편이기에 쓸 수 있는 서사적 기법은 유려하다 못해 화려하다.
    대하적 서사를 지닌 장편과 윤이 나게 갈고 닦은 단편은 둘다 각각의 장점이 있지만,
    필자의 취향은 일단 후자다.

    왜냐고? 아름다워서. 문장이 너무 아름답고 하나도 버릴 게 없으니까다.
    이 글에 들어간 소설적 기법을 나는 열 개도 넘게 적을 수 있다.

    부서진 낙엽의 상징. 문장의 도치, 강조, 이중적 내면구조, 묘사의 자제, 역설적인 표현, 이중적인 의미 부여…….

    하. 적으면서도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이런 넘사벽 글쟁이 작가님 같으니.
    분석하고 조각내서 장점을 하나하나 들어 흔들어 보일 기력까지 뺏어가셔서 내가 쓸 말이 없다.

    쉬운 문장과 쉬운 리딩은 결코 쉽게 나오는게 아니다. 이런 게 필력인가 싶다.

    리슨과 세이의 소극적 태도에 고구마 먹을 수 있지 않나 싶은데,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최선이 아니었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들쥐라는 단어에 갇힌 남자와 사용하지 않은 도구로 길러진 여자가 그 모든 틀을 부수고 뛰쳐 나오는 건 힘들다.
    평범한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대면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조용히 인내하는 것.

    남편의 외도, 부모의 폭력, 끊고 싶은 핏줄 등 도망치고 싶은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하여 세상엔 잔뜩 있다.
    인내 80%, 그리고 그 삶 속에서 찾는 소소한 즐거움 20%. 그런 식으로 세상을 산다.
    퇴근 후 드라마를 보며 웃고, 월급을 모아 훌쩍 여행을 다녀온다.
    그렇게 하면 물처럼 흐르는 고통에 발을 담그고 있더라도 가끔은 진심으로 웃을 수 있다.
    주인공을 포함하여 이 글에 나오는 이들은 참 보통 사람들을 닮았다.

    극적인 드라마가 없으므로 이 글은 현실적이며,
    그렇기에 리슨도 세이도 행복하다고 말했음에도 후회물이다.

    그래도 만든 이야기라고 느끼는 건 18화 때문이다.
    리슨이 세이에게 ‘말했고’, 구원받았으며,
    세이 역시 리슨에게서 ‘선물받았고’, 행복했다.

    적절한 순간, 적절한 타이밍. 그리고 20화의 에필로그.

    고구마를 백 개 먹었을 긴장감이 해소되는 건 이 글이 현실이 아니라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잘 꾸며진 이야기 장치들로 인하여 눈물이 났으나,
    눈물이 나올 수 있게끔 터뜨려 주었기에 이야기라는데 안심했다.


    그들이 행복했으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세이와 리슨에게 조금이라도 감정을 이입했다면 느낄 바람들이 18화와 20화에서 이루어졌다.

    새벽녘에 올라온 글을 아침까지 읽어내리고,
    일요일 이후 습작이 되는 것을 알면서도
    다급하게 졸필로나마 리뷰를 써내려간 것은 작가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함이다.

    이런 아름다운 소설, 아름다운 글,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조회수 : 1023|추천 12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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